Science
사이언스 발표…벼과 출현 전 대사 혁신의 분자 기반 확인 유전자 복제가 진화 혁신 이끌어…작물 육종·바이오소재 활용 기대

벼·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가까운 친척'에 해당하는 식물의 유전체가 처음으로 해독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곡물 종자에 녹말이 풍부하게 축적되고 줄기에 리그닌(목질)이 많이 쌓이게 된 진화적 기원을 밝혀냈다.
일본 등 국제 연구진은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벼과(Poaceae)의 자매 계통인 조인빌레아 아센덴스(Joinvillea ascendens)와 엑데이오콜레아 모노스타키아(Ecdeiocolea monostachya), 그리고 파루스 라티폴리우스(Pharus latifolius)와 부들(Typha latifolia)의 참조급 유전체를 해독했다고 발표했다.
벼·밀·옥수수는 인류가 섭취하는 열량의 40% 이상을 공급한다. 사탕수수·수수·대나무도 바이오에너지와 생물 소재의 원료가 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1억년 전 벼과의 공통 조상이 로(rho) 전장유전체 복제(ρWGD)를 겪기 전에 갈라져 나간 가장 가까운 친척의 염색체 수준 유전체를 확보하지 못해, 유전자 복제가 벼과의 핵심 형질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새 유전체를 활용해 ρWGD가 벼과와 자매 계통(조인빌레아과·엑데이오콜레아과)으로 이어지는 조상 계통이 분화한 뒤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녹말 생합성에 관여하는 20여개 유전자군을 분석한 결과, ρWGD가 이 가운데 일부 유전자의 복제를 일으켰고, 복제된 유전자들이 현재 벼과 배젖(배유)에서 세포질 녹말 합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리그닌 생합성 경로는 ρWGD보다 앞선 시점에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벼과가 출현하기 전 페닐알라닌 암모니아분해효소(PAL)의 직렬 복제가 일어나 페닐알라닌·티로신 암모니아분해효소(PTAL)가 생겨났고, 이로써 벼과는 페닐알라닌과 티로신 두 가지 방향족 아미노산 전구체로부터 리그닌 등 페닐프로파노이드를 합성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점 돌연변이와 X선 결정 구조 분석을 통해 식물의 PAL이 PTAL로 기능을 바꾸는 데 관여하는 핵심 잔기인 아이소류신 112(Ile112)과 히스티딘 140(His140)도 찾아냈다. 이는 식물에서 다양한 페닐프로파노이드 화합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유전자 편집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장유전체 복제와 직렬 유전자 복제가 진화적 혁신의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며 이번에 생산된 비모델·비작물 벼과목 참조 유전체가 벼과의 생태·경제적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형질을 연구하는 데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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