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단백질 'PTPRS'가 독소의 중추신경 진입 돕는 핵심 인자 신약 표적·뇌 약물 전달 새 길 열어

파상풍 독소가 말초 신경에서 중추신경계로 침투하는 경로가 100여 년 만에 처음 규명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생명과학 전문지 셀(Cell)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둥민 교수팀은 파상풍 독소(TeNT)가 중추신경계로 들어가는 데 관여하는 핵심 숙주 단백질로 '수용체형 티로신 인산가수분해효소 시그마(PTPRS)'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상풍 독소는 상처를 통해 운동신경 말단에 들어온 뒤 국소에서 작용하지 않고 축삭을 거슬러 척수와 뇌간으로 이동한다. 이후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차단해 전신 근육의 지속적인 경련을 일으킨다.
이 과정은 1세기 넘게 알려졌지만 독소가 신경세포 안을 '역행'할 때 어떤 숙주 단백질을 이용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체 길이의 TeNT를 미끼로 세포 내 결합 단백질을 찾는 방식으로 PTPRS가 TeNT의 경쇄·띠 영역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TPRS는 이전까지 파상풍 독소와 연관된 적이 없는 단백질이다.
메커니즘을 보면 TeNT는 운동신경세포에 들어간 뒤 PTPRS와 함께 세포 내 소포체(엔도솜)에 갇힌다. PTPRS는 독소가 막을 뚫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역행 수송 경로로 이끄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생쥐 실험에서 몸 전체 또는 신경세포에서만 PTPRS를 제거하자 TeNT가 척수로 들어가지 못했고 동물도 파상풍 유사 경련을 보이지 않았다.
구조 분석 결과 TeNT의 경쇄·띠 영역은 PTPRS의 면역글로불린 도메인과 직접 상호작용했다. 이 결합을 깨뜨리거나 PTPRS와 결합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TeNT를 쓰면 독소가 신경 말단에 갇혀 중추신경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경우 독소는 오히려 보툴리눔 독소처럼 신경근 접합부에서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막아 경련이 아닌 이완성 마비를 유발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두 가지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우선 TeNT와 PTPRS의 결합을 차단하면 독소가 신경세포에 들어간 뒤에도 역행 수송을 막을 수 있어 '일단 신경세포에 들어가면 치료약이 없다'는 공백을 메울 새 표적이 될 수 있다.
또 TeNT가 말초 신경에서 중추신경계로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만큼 PTPRS 경로를 활용해 치료 단백질이나 약물을 TeNT 결합 형태로 위장시켜 뇌로 전달하는 기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증거는 세포와 생쥐 모델에 국한된다. PTPRS가 사람의 운동신경세포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는지, 차단 시 신경 회로 재구성 같은 정상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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