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식약처, 한국오노 '퀸락정' 품목허가 고가 항암제 특성상 건보 등재 속도가 변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오노약품공업의 희귀의약품 '퀸락정50밀리그램'(성분명 리프레티닙)을 품목허가하면서 3차 치료까지 실패한 말기 위장관기질종양(GIST) 환자에게 4차 치료 옵션이 열렸다.
식약처는 16일 이매티닙을 포함한 세 가지 이상의 키나아제 억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성인 진행성 위장관기질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퀸락정의 시판을 허가했다.
위장관기질종양은 위나 소장 등 소화관 벽의 간질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상당수 환자가 KIT 또는 PDGFRA 유전자 변이를 지닌 채 진단된다.
1차 치료제 이매티닙(글리벡) 이후 표적항암 치료가 자리 잡았지만, 대다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며 2차 변이로 약제 내성을 겪는다. 2차 수니티닙(수텐), 3차 레고라페닙(스티바가)까지 실패하면 질병 진행을 막을 표준 요법이 사실상 없어 치료 절벽 문제가 제기돼 왔다.
퀸락정은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는 경구용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다. 스위치 포켓 결합으로 KIT와 PDGFRA의 광범위한 내성 변이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갖췄다.
미국 데시페라가 개발해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2024년 데시페라를 인수하며 글로벌 판권을 흡수했다. 식약처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희귀질환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인정해 이 약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55호로 지정하고 심사를 앞당겼다.
임상 3상 시험(INVICTUS)에서 퀸락정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85% 낮췄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6.3개월로 위약군의 1.0개월보다 길었고,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5.1개월로 위약군(6.6개월)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문제는 허가 이후의 현실이다. 퀸락정은 미국·유럽에서도 한 달 약가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 항암제로 분류된다. 캐나다 약제평가기구(CADTH) 등 해외 기관도 임상적 유용성은 인정하면서 비용효과성 입증을 위해 대폭 약가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상태에서는 한 달에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이상의 본인 부담이 발생해 대다수 환자에게는 사실상 부담이 크다.
GIFT로 규제 문턱을 넘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으로 이어지는 급여화 관문은 여전히 길다.
기존 3차 치료제 레고라페닙도 임상적 필요성을 인정받아 급여권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일과 재정 분담 논쟁을 거쳤다. 퀸락정이 4차 치료제이고 대상 환자가 수백 명 수준의 희귀 질환군이라는 점은 경제성 평가 면제나 위험분담제(RSA)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정부의 건보 재정 건전성 관리 기조와 맞물리면 제약사와의 약가 격차 조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허가증 발급으로 시작된 퀸락정이 얼마나 이른 시일 안에 급여권에 안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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