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의약품 허가 문서 반복 제출 관행 개선 다대일·일대다 교체 허용…글로벌 규제 호환성 확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일부터 의약품 허가문서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전자공통기술문서(eCTD) v4.0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 이미 심사를 통과한 자료를 다시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체계가 열리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행정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날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에서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최신 전자 규격을 반영한 eCTD v4.0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 12일부터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 시 의무화된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조치다.
그동안 업계가 활용해온 v3.2.2 규격은 전자 제출 형식을 갖췄음에도 동일 자료를 반복 제출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원료의약품이나 비임상 독성 시험 결과, 공통 제조공정 데이터처럼 이미 검증을 거친 자료도 복합제 개발이나 제형 추가, 허가 변경 때마다 같은 대용량 파일을 새로 올려야 했다.
이는 기업에 데이터 관리 비용을 안겼고 심사자에게는 기존 서류와 신규 서류를 일일이 대조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v4.0에서는 신규 신청 기업이 과거 제출해 식약처 서버에 보관된 문서를 고유 식별자로 참조 링크만 걸어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물리적 파일 복제와 재전송이 사라지면서 제출 용량이 크게 줄고, 심사자도 이전 심사 이력이 있는 공인 서류임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심사 속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서 교체와 목차 변경의 유연성도 확대됐다.
기존 v3.2.2에서는 등록된 서류를 수정할 때 1대1 교체만 가능했다. 그러나 임상 데이터가 쌓이거나 생산 공정이 고도화되면 하나의 보고서가 여러 세부 보고서로 나뉘거나 흩어진 데이터가 하나의 통합 문서로 합쳐지는 경우가 잦다. v4.0에서는 다대일·일대다 교체와 임의 목차 수정이 전면 허용됐다.
이번 규격 변화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의 인허가(RA) 역량과도 직결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주요 규제기관도 v3.2.2에서 v4.0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데이터 교환 호환성이 확보되면 다국가 동시 허가 신청 시 문서 가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새 시스템 도입은 단기적으로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에 전환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 v4.0 규격을 충족하려면 최신 통제어휘와 메타데이터 관리가 지원되는 신규 솔루션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전담 인력을 재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현장 부담을 고려해 당분간 기존 v3.2.2와 v4.0을 병행 운영하며 단계적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날부터 전용 창구를 열고 신규 작성 매뉴얼과 질의응답집을 배포한 것도 업계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병행 운영 종료 후 완전 의무화 시점과 실제 심사 현장에서 문서 재사용을 통한 보완 심사 기간 단축이 수치로 입증될 수 있을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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