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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2년 기술평가 종료, 후속 상업화 계약 무산 잔여 공사비 790억원에 교환사채 조기상환 리스크까지

펩트론이 미국 일라이 릴리와의 후속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890억원 규모 오송 제2공장 신축 부담을 홀로 짊어지게 됐다.
펩트론은 10월 7일 릴리와 2년간 이어 온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기간이 종료됐으며 후속 상업화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펩트론은 릴리와의 사업화 협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2024년 10월 7일 체결된 비독점 기술평가 계약 이후 시장에서는 릴리의 마운자로 등 비만·당뇨 물질의 월 1회 제형 본계약과 오송 제2공장의 공급 거점화를 기대해 왔다.
가장 큰 부담은 설비투자에 묶인 자금과 줄어드는 가용 유동성 간 불균형이다. 펩트론은 2024년 11월 138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2025년 8월 242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오송 제2공장 시설투자 목적으로 책정된 총 890억원 중 2026년 6월 말까지 실제 집행된 금액은 약 100억원에 그쳤다. 향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공사비만 약 790억원에 달한다.
회사의 곳간은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2024년 유상증자 당시 운영자금으로 책정한 550억원 중 연구개발비와 발행 제비용 등으로 513억원이 소진돼 남은 잔액은 37억원에 불과하다.
2026년 상반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약 1167억원 수준이다. 다만 제2공장 잔여 공사비 790억원을 제하면 실질 여유 유동성은 300억원대에 그친다.
자체 현금 창출 능력도 미약하다. 펩트론은 2025년 연간 매출 56억원에 영업손실 213억원을 냈고, 2026년 상반기에도 매출 34억원에 영업손실 137억원,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80억원을 기록했다.
상업화 제품인 류프로렐린 제제 '루프원'을 LG화학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나 상반기 관련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 9월 초 오송 제2공장 투자 완료 시점을 기존 2027년 6월에서 2028년 2월로 7개월 반 이상 연장했다.
연구개발 지출도 급증 구간에 들어섰다. 연구개발비는 2024년 132억원에서 2025년 160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 상반기에만 96억원이 집행돼 연간 190억원 안팎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펩트론은 2026년 8월 월 1회 투여 세마글루타이드 제형인 PT403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는 등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5년 8월 발행한 242억원 규모 교환사채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해당 교환사채의 교환가액은 주당 32만6895원 수준인데, 10월 8일 릴리 계약 불발 여파로 주가가 9만1500원까지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주가가 교환가액을 회복하지 못하면 사채권자들은 주식 교환 대신 2027년 6월부터 원금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최대 242억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펩트론은 신규 기술수출 계약금이나 해외 판권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대규모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으로 주당 가치를 희석하거나 오송 제2공장 완공 일정을 늦추는 구조조정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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