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첫 달 12만9800원…4개월 차부터 월 29만9200원 위고비·마운자로와 가격 격차 17~19%로 급감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제품명 에페)의 '10만원대 반값 비만약' 수식어는 저용량 단계에 한정된 초기 진입 유인책에 가깝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페의 부가가치세 포함 펜당 공급가격은 2㎎ 2만4200원, 4㎎ 4만700원, 6㎎ 5만7200원, 8㎎ 6만9300원, 10㎎ 7만4800원으로 파악됐다.
투여 첫 달에는 2㎎과 4㎎을 각각 2회 투약해 12만9800원이라는 비용 구조가 성립한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월 약 21만원)나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월 약 27만원) 초기 공급가와 비교하면 최대 절반 이상 저렴하다.
그러나 용량 증량 단계별로 보면 계산법이 달라진다. 2개월 차에 6㎎을 주 1회씩 4회 투여하면 월 22만8800원으로 뛰고, 3개월 차 8㎎ 투약 시 27만7200원이 된다.
유지 용량인 최고 용량 10㎎에 도달하는 4개월 차부터는 매달 29만9200원이 책정된다. 첫 달에는 경쟁약 대비 37~53% 저렴하지만 유지 단계에서는 위고비 대비 약 17%, 마운자로 대비 약 19% 저렴한 수준으로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 같은 유지 용량 가격은 임상 3상에서 확인된 체중 감소 효과와 맞물려 더 복잡한 셈법을 낳는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5번째 국산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에페는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 투여 기준 평균 9.75%의 체중 감량률을 나타냈다.
위약 대조군 대비 유효성은 입증했으나, 글로벌 임상에서 68주간 약 15% 감량을 보고한 위고비나 72주간 20%를 웃도는 마운자로의 절대 수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환자군과 투약 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월 30만원에 가까운 유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소비자로서는 '체중 감량 1%당 지불 비용'을 따져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한미약품은 감량률 경쟁을 넘어 내약성과 독자적 생산 기반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에페는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혈중 농도가 급격히 튀는 현상을 줄였고, 3상 임상에서 위장관계 이상사례로 영구 투약을 중단한 비율은 1.2% 수준에 머물렀다.
소화기계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도 포기했던 환자군이나 고도 감량보다 안정적 체중 관리와 비용 부담 완화를 원하는 환자군에는 10만원대 초반의 초기 진입 가격이 효과적인 문턱 낮추기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입 물량 수급 불안을 겪어온 해외 제제와 달리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전 공정을 소화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처방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페의 상업적 성공을 판가름할 승부처는 일선 개원가와 약국의 비급여 유통 마진이다.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이어서 공급가와 환자가 결제하는 최종 가격 사이에는 병원 진료비와 유통 마진이 더해진다.
초기 12만원대 공급가가 일선 비만클리닉이나 피부과에서 실제 얼마의 처방 패키지로 전가될지, 의료진이 유지 용량 전환 시점에 환자 이탈을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값 프로모션'으로 유입된 초기 환자를 30만원대 유지 단계까지 얼마나 붙잡아 두느냐에 토종 1호 비만 신약의 장기 성적표가 달려 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