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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화순·음성 2030년 자율운영 전환

GC녹십자가 14일 LG CN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 오퍼레이션 드리븐 2030' 로드맵을 본격 이행한다고 밝혔다. 오창·화순·음성 공장의 핵심 생산라인을 2030년까지 AI 기반 자동화·자율운영 체계로 단계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협약식은 13일 현신균 LG CNS 대표와 신웅 GC녹십자 운영총괄부문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엄격한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규제 탓에 다른 산업보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점별 계획은 생산 품목에 따라 다르다. 오창공장에는 개발 중인 혈장분획제제 ‘20% SCIG(피하주사용 면역글로불린)’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화순공장은 mRNA 플랫폼과 독감 백신 등 핵심 백신 생산을 자동화한다.
음성공장에는 고형제 연속제조 공정 라인을 도입해 공정 시간을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맞춘다. 원자재 투입과 포장, 물류창고 이송 같은 간접 공정도 자동화 대상에 포함됐다.
생산·물류·품질·설비 데이터를 연계해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도 만든다. AI를 활용한 공정 운영 최적화와 품질 이상 조기 예측, 설비 이상 사전 감지 기능을 단계적으로 갖춘다.
품질보증(QA) 부문의 문서 작성·검토 업무 자동화와 품질관리(QC) 시험 자동화, 데이터 분석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제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품질 오류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신웅 부문장은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공정 지능화는 미래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장민용 LG CNS 화학전지사업부장은 축적해 온 AI·스마트팩토리 역량을 모아 GC녹십자의 글로벌 제조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전 신약에 자동화 라인부터
이번 로드맵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곳은 오창공장이다. 20% SCIG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의 후속 제품으로, 회사가 6월 선정한 5대 핵심 파이프라인 '더 팹 파이브' 가운데서도 최우선 자산으로 꼽힌다.
20% 고농도 SCIG는 기술 장벽이 높아 미국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3종에 불과하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SCIG 시장 성장률이 17%로 정맥주사형(IVIG) 시장 성장률 6%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GC녹십자는 2033년까지 오창공장에 총 5,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1,400억 원을 20% SCIG 생산설비에 배정했다. 3월에는 GC녹십자웰빙 지분 전량을 지주사에 약 505억 원에 매각해 오창 증설과 SCIG 개발 재원을 마련했다.
20% SCIG는 아직 비임상 단계다. 회사는 2027년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하고 2030년 임상을 마친 뒤 203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자동화 라인 완료 목표 시점이 허가 신청보다 앞선다.
임상 결과나 허가 일정이 밀리면 먼저 지은 전용 라인의 상업 가동도 함께 늦어지는 구조다. 화순공장 자동화 대상인 mRNA 플랫폼 역시 첫 임상 자산인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6월 기준 국내 임상 1상 단계였다.
반대로 FDA 품목허가 심사는 상업 생산 시설에 대한 실사를 동반한다. 허가 신청 전에 검증된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은 허가 직후 공급 공백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영업이익 17억 원 분기 뒤 이어지는 투자
투자 규모에 비해 본업 수익성은 얇다.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4,212억 원, 영업이익은 1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5.8%, 93.8%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도 2.7%에 머물렀다.
회사는 독감백신 원액 매출이 3분기로 이연되고 GC녹십자웰빙이 연결 대상에서 빠진 일시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알리글로 2분기 매출은 405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약 10% 늘었고 올해 목표는 1억 5,000만 달러다.
투자 재원은 일회성 수익이 상당 부분 채운다. GC녹십자는 미국 관계사 큐레보 지분 매각에 따른 계약금 2,868억 원을 일라이 릴리로부터 수령했고 이 금액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회사는 매각 대금을 SCIG와 프리미엄 백신, 희귀의약품 개발에 쓸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의 총 투자 규모와 공장별 자동화 예산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창 증설과 SCIG 임상, 스마트팩토리 전환이 2030년 전후로 한꺼번에 맞물리는 만큼 연도별 비용 부담을 외부에서 가늠하기 어렵다.
GMP 검증이 속도 가르는 변수
혈액제제는 원료인 혈장 확보량이 생산량을 결정한다. 같은 양의 혈장에서 얼마나 많은 제품을 뽑아내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여서 회사는 SCIG 개발에 독자 고수율 공정을 내세우고 있다.
GMP 환경에서는 공정을 바꿀 때마다 밸리데이션(적격성 검증)을 다시 거쳐야 한다. 이미 허가받은 제품의 공정을 변경하면 규제기관 신고나 승인 절차도 뒤따른다.
신규 품목인 SCIG 라인을 처음부터 자동화로 설계하는 방식은 기존 라인을 전환하는 것보다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화순·음성처럼 가동 중인 라인의 전환은 검증 일정이 2030년 목표 달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수율 개선과 SCIG 출시 등을 통해 2035년 미국 매출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마칠 자동화 전환이 이 목표에 필요한 생산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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