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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논문 선별 수주→수시간 단축 습식 실험 검증 거쳐 효소 후보 5종 설계

구글이 신약 개발용 인공지능(AI) 모델을 전면 개방하며 분자 연산 속도를 최대 2.3배 끌어올렸다.
구글은 10월 13일(현지시간) 복잡한 심층 작업을 자율 처리하는 최상위 AI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전 세계 기업과 개발자, 유료 이용자에게 확대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오남용 우려 등으로 사이버 보안 검증 파트너에게만 제한 공개한 지 보름여 만이다.
이 모델은 입출력 합산 100만 토큰의 대규모 문맥 창을 지원한다. 2026년 2월 '제미나이 3.1 프로'를 내놓은 지 약 7개월 만에 선보인 결과물이다.
바이오 연구진이 주목하는 대목은 구글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의 실제 적용 성과다. 이 회사는 알파폴드를 활용해 신약을 설계하는 전문 기업으로, 복잡한 생체 표적 관련 논문과 글로벌 특허에서 유효 물질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 아르곤을 적용했다.
그 결과 전문 연구원들이 수주 동안 수작업으로 검토하던 정보 정제와 상관관계 분석 작업이 수시간 단위로 단축됐다. 초기 타깃 발굴 단계에서 선행 특허 침해 여부를 피하고 활성 유효 데이터를 선별하는 탐색 비용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소프트웨어 개선 영역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아르곤은 신약 후보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결합 친화도를 검증하는 양자화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xTB의 코드 최적화에 투입됐다. 아르곤이 양자화학 연산 루프를 자율 재구성한 결과 분자 구조 예측 처리 속도가 기존 대비 최대 2.3배 빨라졌다.
실제 분자 설계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구글 연구진은 아르곤으로 수시간 만에 새로운 효소 후보물질 5종을 설계한 뒤 습식 실험실 검증을 거쳐 실제 촉매 활성을 확보했다. 가모랩스 연구진은 희귀 폐 발달 질환 신생아의 비식별 유전체 데이터를 아르곤으로 재분석해 기존 소프트웨어가 수년간 찾지 못한 복잡한 염색체 재배열 구조를 밝혀냈다.
제약업계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진입까지는 통상 4~6년이 걸리고 수억 달러가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추론 특화 LLM이 초기 화학 라이브러리 스크리닝과 결합 친화도 계산 속도를 2배 이상 높이면 연구개발 시간과 컴퓨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계도 지적된다. 생화학적 메커니즘은 논리적 정합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물리적 예외를 동반해, 소프트웨어 속도가 빨라져도 습식 실험 단계에서 세포 독성이나 약동학(PK) 문제로 좌초할 위험은 남는다는 것이다.
요금 체계도 변수다. 구글은 출시 초기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를 적용하고 오는 11월 30일 이후 가격을 두 배로 인상할 예정이다. 대규모 단백질 서열과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지속 호출하면 클라우드 API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구글은 과학자 1만 명에게 개발 도구 최상위 등급을 6개월간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순차 선발에 따른 접근성 격차와 파이프라인 데이터 보안 문제는 신약 개발사들이 따져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
관건은 아르곤이 아이소모픽랩스나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에서 실제 임상 1상 승인(IND) 단계까지 진입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내느냐다. 연산 속도 향상과 문헌 분석 단축이라는 초기 효율화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의 임상 성공률 제고로 이어질지 바이오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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