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17쪽 보고서 6쪽으로 축소…치명적 이상반응 삭제 외부 청탁 의혹·사후 관리 부실까지 도마 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작된 비임상 효력 보고서를 걸러내지 못한 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월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제넨셀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의 부실 심사와 외부 청탁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심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면서도 자료 제출 검증과 사후 처벌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했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 당시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비임상 효력시험 보고서는 원래 17쪽이었으나 식약처에 최종 접수된 문건은 6쪽으로 축소돼 있었다.
실험 대상인 햄스터의 토혈과 사망, 폐 조직 내 출혈과 부종 같은 치명적 이상반응 기록과 연구진의 부정적 종합 의견은 통째로 삭제된 상태였다. 사람에게 약물을 처음 투여하기 전 안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인위적으로 세탁됐음에도 식약처는 6쪽짜리 조작 요약본을 토대로 2021년 10월 26일 임상 2·3상 계획을 통과시켰다.
심사 과정도 정상적 절차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는 2021년 9월 30일 제넨셀 측에 10건 이상, 세부적으로 30개에 달하는 대규모 보완 요구를 통보했다. 임상 대상자 수와 투약 기간, 평가지표까지 사실상 식약처가 밑그림을 새로 그려주다시피 한 과도한 지도성 보완이었다는 비판이다.
이 과정에서 2021년 10월 12일 정치권의 청탁 전화가 당시 처장실을 거쳐 실무진에 전달됐다. 제넨셀은 인도 임상 자료를 자진 철회하면서도 조작된 국내 비임상 자료는 그대로 밀어붙여 보완 통과를 받아냈다.
제도적 사각지대도 도마에 올랐다. 현행 약사법상 독성시험을 수행하는 비임상시험기관(GLP)은 엄격한 지정과 사후 관리를 받지만 약효를 입증하는 효력시험은 대학 등 비지정 기관이 수행해도 임상 심사에서 인정된다. 제넨셀 건처럼 비지정 기관이 허위 자료를 제출해도 식약처가 지정 취소나 실질적 제재를 가할 법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오 처장은 2025년 1월 사법부 판결문을 통해 자료 조작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음에도 이번 국정감사 직전까지 해당 시험기관에 대한 현장 조사나 후속 행정 조치를 매듭짓지 못했다.
투약 환자에 대한 사후 안전관리도 부실했다. 식약처는 국정감사에 즈음해 임상 참가자 93명을 대상으로 뒤늦게 실태조사를 벌였다면서도 22명에 대해서는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만 남겨둔 상태라고 밝혔다.
식약처 공무원의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은 2019년 제정 이후 7년 동안 보고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책 연구 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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