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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스코프 상반기 매출 29억원 안팎…적자 해소엔 역부족 파트너십 대부분 초기 연구·용역 수준…상업화까지 수년 시차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협업과 학술 발표를 잇달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AI 병리 부문의 실제 매출은 전체의 6%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루닛은 12일 미국 바이오 검체·정밀의료 기업 디스커버리 라이프 사이언스와 전략적 협업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가 제약사로부터 의뢰받는 바이오마커·조직 분석에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하는 내용이다.
루닛은 14일 미국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디스커버리 주최 행사에서 현지 제약·바이오 연구진을 상대로 플랫폼 효용성을 설명한다. 이달 23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6 유럽종양학회에서는 비소세포폐암·유방암 관련 루닛 스코프 연구초록 5편을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협업 소식과 달리 정밀의료 AI 사업의 재무 기여도는 미미하다. 루닛의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전체 매출은 458억원이었지만, 루닛 스코프가 속한 암 치료 부문 매출은 29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전체의 약 6% 수준이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전체 매출 831억원 중 루닛 스코프 매출은 약 100억원이었다. 외형 성장을 이끈 주축은 2024년 인수한 유방암 검진 솔루션 기업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의 영상 판독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매출이었다.
글로벌 제약사나 임상시험 검체 분석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대부분 초기 연구 단계의 단발성 분석 용역이나 프로모션 협력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마커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반진단(CDx)으로 채택돼 정기 매출을 내려면 후보물질의 임상 승인과 상용화까지 수년 이상 걸린다.
상업화 지연은 재무적 취약성과 맞물려 부담을 키우고 있다. 루닛은 2025년 8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26년 상반기에도 2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연구개발비와 고정비, 볼파라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겹치며 올해 2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단행했다.
루닛 측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연구 협약이 누적되며 하반기 매출 인식이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통제를 통해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을 조속히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약 시장은 임상 개발 실패율이 높아 제약사 고객의 파이프라인 변동에 따라 용역 매출이 단절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루닛 스코프가 독자 제품 판매나 장기 구독 형태의 안정적 본계약으로 전환돼 적자 폭을 좁힐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신뢰를 가를 쟁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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