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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손상·단백질 축적 두 경로 모두 실험서 역전 확인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인자로 꼽히는 APOE4가 뇌에 끼치는 손상이 두 갈래 경로로 나뉘며, 실험 모델에서는 약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바이오온(BioOn)에 따르면 미국 시나이산 이칸 의과대학 연구진은 APOE4가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비정상 단백질 축적을 촉진하는 기전을 각각 규명한 논문 2편을 국제학술지 '셀(Cell)'과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동시 발표했다.
첫 번째 연구는 APOE4가 혈관을 감싸 안정시키는 '주피세포'를 흉터를 만드는 근섬유모세포 유사 세포로 변화시킨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렇게 변한 세포는 피브로넥틴(FN1)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혈관 섬유화를 일으키고, 혈관벽 주변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도록 부추겼다.
연구진은 APOE4 보유 환자의 뇌 표본에서 FN1 발현이 높을수록 진단 시기가 빠르고 병리도 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의 상위 조절 인자로는 TGF-β 신호 경로가 지목됐다. 수용체 억제제로 이 경로를 차단하자 근섬유모세포 표지와 피브로넥틴 수치가 함께 떨어졌다.
12개월령의 노화 APOE4 생쥐에 4주간 약물을 투여한 실험에서도 주피세포 덮임이 회복되고 섬유화와 아밀로이드 신호가 감소했다. 조엘 블랜차드 시나이산 신경과학·줄기세포생물학 부교수는 "뇌혈관 손상은 알츠하이머병의 말기 결과물이 아니라 APOE4가 일으키는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 되돌릴 수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연구는 APOE4가 별아교세포 안에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해 '쓰레기 청소' 역할을 하는 리소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파킨슨병·루이체치매와 연관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분해 능력이 낮아지고, 단백질이 뭉쳐 신경세포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는 모두 '마이브레인즈(miBrains)'라는 3차원 인간 뇌조직 모델을 활용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만든 이 모델은 신경세포와 교세포, 혈관세포 등을 갖춰 실제 뇌와 혈관망의 특징을 재현한다. 연구진은 이를 동물 모델과 사후 인간 뇌조직, 전사체 데이터와 교차 검증했다.
루이즈 메장티에루루 시나이산 조교수는 마이브레인즈가 냉동 보존될 수 있어 "복잡한 질환 모델링의 재현성과 확장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환자 개인별 마이브레인즈를 만들어 약물 반응을 미리 시험하는 정밀의학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만 TGF-β 경로의 역전 효과는 현재 생쥐와 마이브레인즈에서만 확인됐으며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블랜차드 부교수는 "후보 치료법을 더 일찍, 더 효율적으로 시험하게 함으로써 마이브레인즈 플랫폼이 실험실 발견과 광범위한 질환 치료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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