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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시장 자체 협소…고정비·감가상각 부담 커 동물대체시험 확산도 걸림돌…실적 입증 필요

오리엔트바이오가 고품질 특정병원체 부재(SPF) 연구용 토끼의 국내 공급 확대를 발표했지만, 만성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본업의 실적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엔트바이오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키타야마 라베스와 기술제휴를 맺고 전북 정읍센터에서 생산 중인 SPF 연구용 토끼 공급을 본격적으로 늘려 국내 비임상 연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PF 토끼는 안과·피부 자극성 시험과 백신·독성평가에 쓰인다. 그동안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운송비와 검역 지연 부담이 컸던 만큼 국내 생산으로 수급 불확실성을 덜겠다는 취지다.
다만 산업계와 투자업계는 국산화 구호 이면의 사업 경제성에 주목한다. 국내 실험동물 수요는 대부분 마우스·랫드 등 설치류에 집중돼 있고, 토끼는 특정 자극성 시험이나 백신 역가 시험 등 제한적 영역에서만 소량 쓰인다.
전체 비임상 파이프라인에서 토끼의 소비 규모가 작은 만큼 수입 대체가 이뤄져도 전체 매출을 단숨에 끌어올리기에는 시장 자체가 좁다는 것이다.
SPF 등급 중대형 실험동물은 설치류보다 사육 공간과 공조 설비, 미생물 모니터링 기준이 까다롭다. 정읍센터 구축·유지에 드는 고정비와 시설 감가상각비, 기술도입 로열티를 감안하면 대량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손익분기점(BEP)을 조기에 넘기 어렵다.
가동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고정비 부담이 추가 영업손실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도 있다.
오리엔트바이오의 재무 상황은 이런 우려를 키운다. 2026년 5월 공시된 전년도 연간 실적에서 회사는 41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과거 미국 이노티브 투자 실패에 따른 대규모 평가손실과 대손충당금으로 결손금이 누적됐다.
회사는 지난 9월 22일 누적 결손 해소와 주가 관리를 위해 2대 1 무상감자를 단행하고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감자라는 고육지책을 쓴 상황에서 추가 설비 투자가 수반된 토끼 사업의 수익 회수 속도는 미지수다.
글로벌 비임상 환경 변화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현대화법 2.0 발효 이후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국제적 선호가 확산하고 있다. 토끼를 주로 쓰는 피부·안과 자극성 시험은 3차원 인공장기나 세포 기반 대체시험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대표 분야다.
장기적으로 동물실험 최소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통적 동물 사육 모델에 의존한 인프라 확장이 지속 가능한 성장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오리엔트바이오는 토끼 공급과 함께 위탁연구(CRO) 서비스 연계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기존 CRO 경쟁사와 비교해 토끼 특화 비임상 파이프라인의 수주 경쟁력과 유효 데이터 축적 수준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 SPF 토끼 공급 확대가 단순한 제품군 나열이나 이벤트성 발표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읍센터의 실제 가동률과 토끼 단일 품목의 마진율, 비임상 수탁 실적으로의 전환 수치가 입증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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