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복지부·식약처, 13일부터 코넥트 임상 국제 콘퍼런스 가상대조군으로 환자 등록 30~50% 감축…규제 정합성 화두

신약 개발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기술이 후보물질 발굴 도구를 넘어 규제기관의 품목 허가 승인을 좌우하는 핵심 임상 설계 기법으로 부상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2026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 전문가 1500여 명이 모인다.
이들은 AI 기반 임상시험 설계와 데이터 활용 방안을 집중 점검한다.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상용화 성과를 다루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일라이 릴리의 차세대 대사질환 임상 전략, 언런(Unlearn.ai)과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스 등 글로벌 AI 전문 기업의 실제 데이터 적용 사례가 공개된다.
전통적 신약 개발은 임상 3상에서 다수 환자에게 위약을 투약하는 대조군 설정이 윤리적·물리적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희귀난치 질환이나 중증 항암제 개발에서는 위약군 배정 환자의 탈락률이 높고 피험자 모집 자체가 어려워 임상이 중단되는 사례가 잦았다.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대조군은 과거 임상 데이터와 전자의무기록(EMR)을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실제 환자와 동일한 질병 진행 궤적을 지닌 디지털 복제 대조군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기법은 실제 환자 대조군 등록 규모를 30~50% 줄이면서도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FDA와 식약처의 규제 정합성이 주요 화두로 다뤄진다. AI 알고리즘이 도출한 합성대조군 데이터가 허가 기관의 보수적인 안전성·유효성 검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개발사의 비용 절감 노력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FDA는 실사용증거(RWE)와 AI 기반 임상 모델링 지침을 잇따라 구체화하며 외부 대조군 데이터의 신뢰도와 편향성 검증 기준을 정교화하고 있다. 식약처도 초기 항암 임상과 AI 기반 규제 혁신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며 글로벌 기준과의 조화를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기술이전과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바이오 벤처에는 이러한 임상 설계 변화가 생존과 직결된다. 다국적 제약사는 기술도입 검토 시 해당 임상 데이터가 미국·유럽의 신속심사나 가속승인 요건에 부합하는 정밀한 통계적 근거를 갖췄는지를 가장 엄격하게 따진다.
다만 알고리즘 편향성과 데이터 블랙박스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의료기관마다 다른 EMR 규격과 인종적·지역적 차이가 가상대조군 데이터에 편향을 유발하면 규제 심사에서 반려될 위험이 커진다. 규제기관이 납득할 수 있는 데이터 투명성과 알고리즘 재현성을 입증하는 표준화 작업이 국내외 바이오 생태계의 향후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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