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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은 위약 대비 우수…당화혈색소 강하폭 0.65%포인트 그쳐 단독 블록버스터 기대서 병용·유지요법 제제로 처방 영역 제한 전망

로슈와 질랜드 파마가 개발 중인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가 체중 감량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지만 혈당 강하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면서, 단독 1차 치료제가 아닌 병용·유지요법 제제로 처방 영역이 좁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질랜드 파마는 10월 7일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성인 22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주프림-2'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오북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주 1회 피하투여 방식의 이 시험에서 페트렐린타이드는 28주차 기준 기저치 대비 최대 9.2%의 평균 체중 감소율을 기록했다. 위약군의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 등으로 비당뇨 환자보다 체중 감량 폭이 작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비당뇨 비만 환자 대상 임상(주프림-1)의 28주차 9.8% 감량에 근접한 성과로 읽힌다.
그러나 혈당 조절 지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페트렐린타이드 투여군의 28주차 당화혈색소(HbA1c) 감소폭은 최대 0.65%포인트에 그쳤다. 위약군에서 당화혈색소가 0.23%포인트 상승해 위약 보정 기준 감소폭은 0.61~0.88%포인트로 계산되지만, 절대 수치로는 경쟁 후보물질에 미치지 못한다.
일라이 릴리의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엘로랄린타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아밀린·GLP-1 복합제 카그리세마 등은 통상 1.3~2.1%포인트 수준의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를 입증해 왔다. 위약군 수치가 이례적으로 상승해 보정 효과가 과장돼 보일 뿐, 약물 자체의 혈당 강하 기전은 당뇨병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군에서 단독 처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밀린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돼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포만감을 유도한다. 식욕 억제와 렙틴 감수성 회복 기전을 통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제제 대비 구토·설사 같은 위장관계 부작용이 적고 근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이번 임상에서 위장관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여 중단율은 페트렐린타이드군 1.9%, 위약군 1.7%로 사실상 위약 수준의 내약성을 보였다. 메스꺼움 등으로 초기 탈락자가 많은 GLP-1 계열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만 우수한 내약성에도 혈당 강하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처방 범위를 좁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비만 환자 상당수가 내당능 장애나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하는 현실에서 당화혈색소를 1%포인트 이상 떨어뜨리지 못하는 치료제는 내분비내과 처방 시장에서 GLP-1 제제를 제치고 1차 선택지로 올라서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로슈는 지난해 16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투입해 페트렐린타이드를 도입했다. 당시 기대했던 '단독 블록버스터' 위상보다는 급격한 체중 감량 이후 장기 유지요법이나 GLP-1 제제 불응 환자용 대안으로 시장 침투 영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결국 페트렐린타이드의 상업적 생존선은 단독요법이 아닌 병용 전략의 완성도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슈와 질랜드 파마는 9월부터 비당뇨 비만 환자 3900명 대상 주프림-3, 제2형 당뇨병 동반 비만 환자 600명 대상 주프림-4, 심혈관 질환 동반 환자 2500명 대상 주프림-5 등 총 7000명 규모의 허가용 임상 3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동시에 로슈의 GLP-1·GIP 이중 작용제 에니세파타이드와의 병용 임상 2상도 연내 본격화할 예정이다. 아밀린 단독으로는 체중 감량과 혈당 정상화를 모두 달성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확인된 만큼, 향후 페트렐린타이드의 실질적 가치는 복합제로서 GLP-1의 내약성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따라 최종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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