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복지부, 의료법 하위법령 입법예고…초진 7일·예외 30일 처방 의료계 '30일 처방 전면 거부' 권고…검증 시스템 부재 논란

보건복지부가 비대면진료 초진 환자 처방을 원칙적으로 7일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30일까지 허용하는 하위법령 개정안을 내놨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하며 30일 처방 전면 거부를 권고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대상 환자와 처방 기준을 구체화한 의료법 시행규칙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의료법은 오는 12월 24일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의원에서 6개월 이내 동일 질환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없는 초진 환자는 주소지와 같은 시·도에 있는 의원에서만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처방 일수는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과거 진료 및 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치료 지속 필요성을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1회에 한해 최대 30일까지 처방할 수 있다. 정부는 안전성을 고려해 7일 원칙을 두고 환자 불편을 덜기 위해 30일 예외를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0일 처방 예외를 교차 검증할 국가 통합 전산 시스템은 없다. 환자가 한 의원에서 30일 예외를 적용받은 뒤 다른 비대면 플랫폼이나 의원에서 다시 30일 처방을 요구해도 의사나 중개 플랫폼이 이전 처방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법적·기술적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의료계는 환자 안전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렸다고 반발한다. 대면 진찰 없이 처음 마주한 환자에게 한 달 치 약물을 처방하면 오진과 약물 부작용, 진단 지연 위험을 30일 동안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정부 자체 시범사업 분석에서 초진 처방의 73%가 이미 7일 이하였다는 점을 들어 굳이 예외를 둘 이유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9일 소속 회원들에게 비대면 초진 환자에 대한 30일 처방을 전면 거부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자와 산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비대면진료의 제도적 취지를 훼손한다고 본다.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중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곳은 약 7%에 불과하다.
자신이 다니던 병원이 비대면진료를 제공하지 않아 다른 의원을 이용해야 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대면 이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7일 치 약만 받게 된다. 매달 동일한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가 30일 치 약을 구하려면 매주 진료를 반복해야 하는 구조다.
혈당 관리가 생명과 직결된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필수 약품인 인슐린 수급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 복지부는 이번 시행규칙에서 약 배송 대상 확대도 배제했다.
의사 1인당 월평균 비대면진료 건수를 500건으로 제한하고 의료기관별 비대면 진료 비중을 전체의 30% 이내로 묶는 총량 규제도 담겼다. 보건 당국은 대면진료 원칙을 지키면서 단계적 정착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장 검증 인프라 없이 내놓은 기계적 일수 제한은 의사에게 오진 위험과 행정처분 부담을, 환자에게 진료비와 시간 낭비를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월 24일 시행까지 이력 통합 전산망 구축과 중증·만성질환별 현실적 처방 기준 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현장의 외면 속에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