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딥러닝 모델 '미토스페이스' 약물 반응 75% 정확도 물리 기반 '디지털 트윈' 실제 세포 반응 재현

미토콘드리아의 형태 변화를 4차원으로 재현하는 '가상세포' 기술이 개발됐다. 인공지능(AI) 모델이 세포의 모양만으로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19일(현지시간) 바이오온(BioO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연구진은 두 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두 연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암·당뇨병·알츠하이머병·소아 미토콘드리아 질환 등의 신약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세포 내 구조물이다. 흔히 콩 모양의 독립된 물체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세포 전체에서 끊임없이 분열하고 융합하며 역동적인 네트워크를 이룬다.
연구진은 두 가지 접근법으로 이 같은 형태 변화를 수치화했다. 두 방법 모두 4D 격자 광시트 현미경(4D lattice light-sheet microscopy)을 활용해 미토콘드리아가 3차원 공간에서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했다.
첫 번째 연구는 '미토스페이스(MitoSpace)'라는 딥러닝 AI 모델이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미토콘드리아를 교란하는 25종의 화합물로 암세포를 처리해 4만 편의 단일세포 4D 영상을 만들고 이를 학습시켰다.
미토스페이스는 사람이 직접 영상에 라벨을 붙이지 않아도 스스로 패턴을 찾아냈다. 어떤 약물을 썼는지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도 반응이 비슷한 세포끼리 묶은 지도를 만들었고, 26가지 약물 조건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모양과 움직임만으로 세포의 에너지 상태를 예측했다.
4D 영상으로 학습한 모델은 약물을 구분하고 기전별로 분류하는 정확도가 75%였다. 기존 대규모 약물 스크리닝에서 쓰이는 평평한 2D 이미지로 학습했을 때의 56%보다 높은 수치다.
요하네스 쇤베르크 UCSD 교신저자는 "한 세기 동안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기능을 반영한다고 믿어왔다"며 "이 관계가 충분히 강해 모델이 정답을 보여주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구는 실제 암세포의 물리 기반 '디지털 트윈'이다. 연구진은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로 미토콘드리아의 위치와 이동 경로인 미세소관 궤도를 그린 뒤, 운반을 담당하는 모터 단백질을 기존에 확인된 속도로 추가했다.
이 가상세포는 운동 법칙을 반영해 미세소관이 '노코다졸'이라는 약물로 부분 파괴될 때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했다. 매개변수를 하나도 바꾸지 않은 채 실제 약물 처리 세포에서 나타난 운동성 감소와 융합·분열 속도 저하를 재현했다.
쇤베르크 교수는 "물리 기반 가상세포를 실제 3D 현미경 영상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라며 "이런 디지털 트윈으로 약물 효과나 질병 돌연변이, 세포 공학 설계를 시험해 실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미토스페이스와 디지털 트윈을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면 디지털 트윈이 그 배후의 물리적 원인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쇤베르크 교수는 "궁극적인 미래는 세포 하나가 아니라 여러 세포가 조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며 "조직 전체를 모델링하면 더 실제적인 인간 생물학을 시뮬레이션하고 임상 치료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